나는 사실 원래 가수가 되고 싶었다.
워낙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고 주목 받길 좋아하는 관종이라서, 20살때부터 음악 유튜버 한다고 깝쳤었다.
중학교때부터 음악을 하면서, 이것이 나의 길이고 진로인 줄 알았다.
그러나 웃긴건 이 세상이 하하호호 음악만 하며 행복하게 살기엔 해치워야할 괴물(대학, 취업 등)들이 너무나 많다.
나에게 음악은 사실상 나의 이상, 동심이었다.
주목 받기 위해 음악을 한 것도 있다. 음악을 하면 어딜가나 멋있어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그런 나이가 지났다. 나이가 26살이 되면서, 음악한다고 하면 그냥 그렇구나 한다.
16살이 기타치며 노래하는 것과 26살이 기타치며 노래하는 것은 다르다.
젊음엔 힘이 있다. 잠재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음악에 특출난 재능을 보이진 못했고, 그냥 보통 사람보다 조금 잘하는 정도가 되었다.
음악한다고 깝치다가 허비한 시간이 꽤나 길기 때문에, 나는 사실 이젠 안다. 시간을 되돌려도, 그땐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했을 것이다.
후회가 졸라 되나? 생각해도 시간 되돌려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되지 않는다.
아무튼 뭐 젊은 시절 추억도 쌓고, 음악 덕분에 풍요롭게 살았고, 앞으로도 풍요로울 것이다.
음악이 밉진 않다.
나는 talent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그것이 악뮤 이찬혁 마냥 밥 벌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특출나지 않아서이지...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2종 소형 면허 따러 갔을때, 화장실에서 우연히 이러한 문구를 발견하였다.
" 노래를 가장 잘하는 새들만 지저귄다면, 이 세상은 너무나도 심심할 것이다. 그러니 재능이 조금만 있더라도 노래를 불러라! "
나는 이 이야기가 굉장히 와닿았다.
내가 노래를 진짜 너무 잘하진 않지만, 일반인치고는 음색이 개성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워낙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해서, 같은 곡을 커버하더래도, 내 목소리에 어울리게 편곡하여 부를 수 있다. 아무나 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쉽지 않은 것이었다.
내가 유명한 음악 유튜버는 아니지만, 종종 내가 내 목소리에 어울리게 편곡하여 곡을 올리거나, 내가 A 라는 곡을 어쿠스틱으로 편곡된 걸 듣고 싶은데 없으면 내가 만들어서 올리는 데, 그런 것들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많진 않지만 실제 한다.
뭐 어차피 이제는 유명해지려고 하기 보단 내 행복을 위해서 하는 건데, 그 정도도 너무 감사하다. 무반응은 아니니까.
실제로 내 친구 정호는 샤워할 때 내 노래를 틀어놓고 할 정도로 진짜 내 음악의 팬이다. 매우 고맙지만 신기한 건 사실이다.
아무튼 작년 나의 반려견의 추모곡을 만들었을때, 나는 확신했다. 내가 이런 순간을 위해 음악을 했구나.
나는 오성현이라는 인생의 영화의 BGM을 만든다. 내 인생이란 영화의 주제가를 만든다. 너무나 가치있고 행복하다.
감명 깊게 본 영화는 OST를 계속 반복해서 듣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내 인생이란 영화의 감명 깊은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다.
난 그래서 행복하다. 음악이 좋다.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할 것이다.
애초에 내 최종 목표이자 버킷리스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오는 것 처럼 내 단독주택 반지하 작업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합주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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